주가가 부질없이 흘러 내리는 하락장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있는 경우 추가 매입해서 평단가를 낮추는 물타기(평단가 낮추기, Average down)들 많이 합니다.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장기 보유 시 우상향을 전제하기 때문에 '위기가 기회다'라면서 속된 말로 '즙즙' 타임을 즐기신다고 하시는 분들도 제법 보입니다.
스윙 같은 단기 투자에서는 stop loss 가 첫 째, 두번 째도 stop loss, 세번 째도 stop loss 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다들 물타기는 되도록 하지 말라고 합니다.
소위 물타기를 할 때 주가의 추세는 비슷하게 예측할 수 있을 지 언정 저점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많은 고수 분들은 분할 매수로 물타기를 하라고 하십니다. 가장 쉬우면서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 입니다.
만약 여유 자금 $1000 로 하락 장에서 분할 매수를 계획하고 있다면 충분히 저점이라 생각했을 때 $1000 매수 물타기를 한꺼 번에 들어가는 것 보다 두 번 이던지 다섯 번 이던지 미리 계획을 세우시고 $500 씩 두 번 또는 $200 씩 다섯 번 처럼 세워진 계획에 준하여 여러 번 들어가는 물타기 방법이죠.
만약 한 번 밖에 못 들어 갔는데 주가가 갑자기 반등하면? 개미는 시간이 최대 무기입니다. 총알 다시 장전하고 다음 번을 기약하던지 불타기를 하던지 방법은 많고 돈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차라리 충분히 저점이라 생각하고 몰빵 물타기 들어갔는데 어라! 주가는 더 떨어지고 현금 총알은 다 떨어져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 보다 훨씬 낳습니다.
여기 까지는 기본적인 물타기 방법이고 제가 설명 드리려는 '사다리타기' 라고 하는 물타기 방법입니다. 주가가 예상되는 바닥 근처까지 내려갔을 때 실재 저점을 예측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윙 트레이더들이 저점에 근접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법이라고 배웠습니다
분할 매수 물타기랑 '사다리타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다리타기'는 추가 여유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즉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물타기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절대 제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의 경우 폭락장이 다시 온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현금은 이미 모두 투입하였고 물타기 할 현금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속절 없이 주가가 떨어지는 것만 보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여유 자금이 없어도 '사다리타기'로 물타기를 할 수 있습니다.
'사다리타기'는 공매도를 이용 하는 방법입니다. 한국 계좌에서는 공매도를 할 수가 없다고요? 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의 전환을 조금만 하면 할 수도 있습니다. 말 장난 같지만 말 장난이 아닙니다. (음 말 장난인가요?)
하락장이고 내가 $1000 어치 보유하고 있는 있는 주식의 주가가 계속 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침 가진 현금이 하나도 없어서 분할 매수 물타기도 못합니다. 계속 추세가 하락장 임을 예상하고 있다면 공매도를 합니다. $500 어치 주식을 빌려서 현재의 높은 가격에 먼저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매수하여 갚습니다.
여기서 '사다리타기'의 키 포인트는 $500 어치의 주식을 내가 가지고 있는 $1000의 주식에서 빌려서 공매도를 하는 것 입니다. 주가가 하락한 후 낮은 가격으로 똑같은 수량의 주식을 매수하여 나 한테 갚습니다.
$1000 의 주식을 가지고 하락장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30%가 폭락하면 $300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사다리타기'로 자신으로부터 $500 어치 주식을 빌려서 먼저 공매도하고 운이 좋아서 30% 폭락한 후 30% 저렴한 가격으로 재매수하여 자신에게 갚는다면 최선의 경우 공매도를 통해 최대 $150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즉 30% 폭락장에서 손실은 최대 $150 까지로 제한하여 단지 15% 손실이 발생합니다. 즉 여유자금 투입 없이 평단가가 낮아지는 물타기 방법입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사다리타기'에서 공매도를 하다가 실패하는 낌새가 있으면, 즉, 하락 하던 주가가 반등하여 상승하기 시작하면 제 빠르게 공매도를 손절하는게 중요합니다. (만약 주가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면 다시 공매도)
제가 주린이지만 공매도를 몇 번 해봤는데 주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상향 한다라는게 머리속에 세뇌 되어 있어서인지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할 때 받는 심리적 압박이 상당히 컸습니다. 그런데 '사다리타기' 할 때 공매도 포지션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공매도 포지션을 조금 늦게 손절해도 주가가 반등해서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빌려 주고서 남아있는 $500 어치 주식에서 손실을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거래 수수료, 세금 등등 실전에서는 추가로 고려할 점이 제법 많지만 일단 알아 두시면 혹시라도 모를 폭락장에서 보유 현금이 없어도 이런 방법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도움이 될까 해서 적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는 것이지 이렇게 꼭 하세요라고 권장하는 것이 절대 아님니다. 공매도도 주식거래고 주식거래라는게 항상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지요.
(추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바로 매도하고 저점에서 칼 같이 매수하자고 하는게 아닙니다. 그런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죠. 떨어지는 구간을 조금이라도 잡을 수 있으면 그 만큼 손실이 제한된다는 겁니다. 분할 매수 하듯이 공매도를 여러번 할 수도 있습니다.
(추가) 글 쓰면서 한 가지 깨닳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다리타기는 시장이 혼란 스럽고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을 때 현금 보유 비중을 높여서 혹시 모를 하락장에 대비하는 현금 헷징과 완전히 똑같은 개념이네요.
시장이 혼란 스러워서 50% 현금화로 헷징 했는데 주가가 상승하면 상승분의 절 반만 이익을 취하게 됩니다. 대신 폭락하면 손실도 절반으로 제한합니다.
$1000의 주식이 있는데 갑자기 주가가 막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보유 중인 주식의 50%를 손절하고 현금화 하면서 '사다리타기'를 시작합니다. 만약 떨어지던 주가가 갑자기 반등하면 여전히 보유 중인 절반의 주식만 반등하기 때문에 그대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대신에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면 떨어지는 손실도 절반으로 제한합니다.
똑같지 않나요? 50%는 남기고 50%는 현금화해서 상승/하락 양쪽에 배팅하는 것 같은데요